‘선생님~ 저 얼마나 더 걸려요?’
돌출입으로 치아를 뽑고 교정을 시작한지 10개월도 안된 여중생이 벌써부터 조바심을 냅니다.
‘아직 멀었는걸? 교정치료 3단계중에 아직 두 번째 단계 초반부야~ 빨리 장치 떼었으면 좋겠지? 파이팅~’
교정치료의 단점을 찾는다면 충치치료처럼 금방 되는 치료와는 달리 치료기간이 비교적 길다는 것입니다.
대학병원에서 교정학을 전공한 저로서는 처음에는 교정 치료기간이 당연히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잘 알기 때문에 단점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치아라는 것은 뿌리 끝에 신경과 혈관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센 힘을 주어 치아를 빨리 이동시키게 되면
가느다란 혈관이 끊어져서 치아가 죽게 됩니다. 그래서 치아의 생명력을 유지하기위해 약한 힘으로
서서히 움직여야만 부작용을 줄이면서 가지런한 배열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입에 교정장치를 붙이고 있으면 아무래도 음식물도 달라붙어 잇솔질에 더 신경을 써야하고,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마음놓고 씹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긴 치료기간이 점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치아 바깥쪽에 교정장치를 붙이는 경우 투명한 치아색 나는 장치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눈에 띌 수 밖에 없어서 신경도 많이 쓰이구요.
그래서 요새는 환자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치아가 배열되는 교정장치들을 많이들 알고 계시고 또 그 장치로 치료받기를 원하십니다.
바로 ‘자가결찰 교정장치’라는 것인데요..
유명한 상표로는 데이몬, 클리피C, 퀵클리어 같은 장치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교정장치의 경우 교정장치를 치아에 접착한 후 철사로 장치들을 연결하게 됩니다.
이때 장치와 철사를 고정하기 위해 얇은 철사가 이용되는데 자가결찰 교정장치라는 것은
장치안에 철사를 고정시키는 클립같은 부분이 있어서 이런 얇은 철사가 없어도 되어 음식물이 덜 달라 붙고
치아를 닦을 때에도 좀더 깨끗이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 장치는 고정하는 얇은 철사를 사용하지 않아 마찰력을 줄일수 있어서 치아의 초기배열을 조금 더 빠르게 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발치를 하고 하는 교정의 경우 전체 치료기간이 일반적인 장치보다 평균 4개월 정도 단축되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장치 외에도 교정치료 기간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앞서 조바심 내는 여학생에게 교정치료 3단계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를 뽑고 치아교정을 하는 경우 치아배열 단계, 발치부위 모으는 단계, 교합형성 단계 이렇게 3단계로 치아교정이 진행됩니다.
첫 번째 단계인 치아 배열 단계의 기간을 단축시키는 방법이 자가결찰 장치를 이용하는 것이라면
두 번째 발치부위 모으는 단계에서 기간을 줄이는 장치로 교정용 임플란트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교정용 임플란트 혹은 미니스크류라고도 불리는 이 장치는 치아 사이의 잇몸부위 뼈 부위에 작은 나사못 같은 것을 마취후에 식립하게 됩니다.
기존의 발치부위를 모으는 방법으로는 보통 발치한 부위를 기준으로 뒷부분과 앞부분을 서로 연결하여
고무줄로 서로 모으는 방법을 사용했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발치부위의 공간이 앞 부분의 치아들이 뒤쪽으로 이동하고 뒷 부분의 치아가 앞으로 이동하여 공간이 없어지는 방식이었죠.
하지만 입이 많이 돌출되어 뒤로 많이 들어갈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뒷부분의 치아가 앞쪽으로 이동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무줄이나 스프링으로 교정용 임플란트와 앞니쪽을 연결하게 되면 교정용 임플란트는 뼈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
후방부위의 치아의 전방이동 없이 전적으로 앞니부위만 뒤쪽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치아 뒷부분에 가하는 힘보다는 조금 더 센 힘을 교정용 임플란트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기간도 단축되는 장점이 있구요.
마지막 세 번째 단계인 교합형성단계에서는 발치한 공간이 모두 폐쇄 된 후 위아래 치아가 서로 잘 맞물리게끔 미세조절을 하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맞물림을 긴밀히 잘 만들기 위해서 환자에게 스스로 치아에 거는 작은 고무줄을 착용하도록 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치료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고무줄을 열심히 착용하는 것입니다.

‘안쪽으로 하는 교정은 바깥쪽으로 하는 교정보다 기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던데요?’

장치 종류를 설명하면서 많이 듣는 질문중의 하나입니다.
안쪽으로 장치를 붙이는 설측교정의 경우 바깥쪽으로 붙이는 교정장치에 비해 기구의 도달이나 철사의 조절 등이
조금 더 까다롭고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저도 설측교정장치에 들어가는 철사를 조절할 때는 시야확보를 위해 머리를 환자분 입쪽으로 가까이 들이대고
열심히 불빛을 입안에 비추어가며 진료를 한답니다.
하지만 설측교정이라고 해서 바깥쪽에 붙이는 장치보다 치료기간이 더 걸릴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치료 역학적인 측면에서는 설측 교정장치가 앞니가 깊게 물리는 환자의 경우 치아의 배열을 더 단축시킬 수도 있습니다.
설측 교정장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이 방법이 도입된 지가 아주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련기간동안
설측장치를 배워보지도 못하고 나온 교정의사들도 많기 때문에 생긴 오해라고 봐야겠지요.
어떻게 보면 치료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가 있겠네요.

결국 치료기간을 줄일 수 있는 치과의사의 실력, 그리고 꼼꼼함,
환자에 대한 파악과 배려같은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