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어머니 손에 이끌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진료실로 들어옵니다.
‘아~ 해봐~ 선생님 우리 애가 치아가 이상하게 물려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라고 하시네요.
입안 검사를 해보니 같은 나이또래 아이들보다 아래턱도 조금 긴 편이고 치아도 정상적으로
위 치아가 아래치아를 덮지 않고 거꾸로 아래치아가 위쪽 치아를 덮고 있는 거꾸로 물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경우는 1차 교정치료가 필요한 경우입니다.
1차 치료란 성장이 남아있는 아동시기에 턱뼈의 성장 조절을 통해 돌출이나 주걱턱, 무턱 등의 골격 적인 부조화를 개선하여 보다 조화로운 안모를 만드는 치료를 말합니다.
흔히 말하는 치아 하나하나마다 교정 장치를 부착하고 철사를 이용하여 치아를 정확하게 원하는 위치에 배열하는 것을 2차 교정치료라고 하구요.
어머님께 물어봅니다.

‘어머님이나 아버님쪽 가족이나 친척 분들 중에 아래턱이 위턱보다 많이 나온 분이 계신가요?’
‘아뇨.. 첫째도 괜찮은데 얘만 이래요..’
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래턱이 긴 주걱턱이나 반대로 짧은 무턱인 경우 어느 정도 유전이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꼭 확인을 해봐야 하는 것이 바로 가족 중에 비슷한 분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부모의 얼굴과 아이의 얼굴이 비슷하거나,
형제끼리 얼굴이나 치열이 닮는 것은 그런 비슷한 성장 패턴이 유전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턱에 문제가 있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본인의 성장 패턴이 그런 유전적인 성향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치료하기가 어렵고 더 장기적으로 관찰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행이 둘째 아이만 거꾸로 물리는 경향이 있다면 아주 마음을 놓을 수는 없지만 한결 가벼운 마음이 됩니다.
어머님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립니다.
사실 한 아이의 성장을 평가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몇 년간의 누년적인 자료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1년에 한 번씩 옆얼굴 엑스레이를 찍어서 비교를 해본다면 1년에 아래턱은 몇 센티,
어떤 방향으로 자라고 있는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처음 내원한 환자의 성장 평가는 일회성으로 그 당시의 상태에 대해서만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가능한 많은 자료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옆 얼굴 뼈 엑스레이 사진, 성장단계 평가를 위한 손목 엑스레이 사진, 얼굴 사진, 구강 사진 등등. 이런 자료들을 종합해서 1차 치료시기를 결정하게 됩니다.

‘나중에 다 큰 다음에 치료하라고 들었는데.. 맞는 건가요?’

1차 치료는 나이가 너무 어린 경우에는 실제적인 뼈의 성장량이 작아서 치료의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고 아이가 장치를 잘 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게 되면 중간에 포기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최단 시간에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성장단계에 대한 전문적인 진단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통 거꾸로 물리는 치아의 경우 골격 적으로 주걱턱이 되기 전에 미취학 아동 나이에도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구강내 좋지 않은 습관의 제거나 혀나 입술, 볼 근육의 위치 등을 좋은 방향으로 고치기 위한 장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거꾸로 물리는 정도에 따라서도 여러 장치가 있어서 적절한 시기와 심한 정도에 따른 장치치료의 선택 또한 중요합니다.

반대로 아래턱보다 위턱이 많이 자라서 아래턱이 많이 들어가 보이는 경우를 무턱이라고 하는데 이런 경우는 초등학교 3-4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아래턱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장치를 해서 안모를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얼굴 좌우의 비대칭이 있는 경우에도 성장기라면 최대한 바로잡을 수 있는 장치도 있고요.

하지만 이런 성장을 이용한 치료의 경우 모르고 지나치거나 잘못된 조언으로 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앞니들이 영구치로 나오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2-3학년정도의 시기에서는 교정 전문의의 정기적인 검진이 꼭 필요합니다.

어머니께서 또 궁금한 게 있다며 물어보십니다.

‘1차교정을 안하고 2차교정을 나중에 하면 어떨까요?’

성장기에 1차교정을 받게되면 턱의 성장을 조절할 수 있고 치아의 이동이 성인에 비해 용이해서 차후 2차교정을 할 때 이를 뽑고 치료하는 확률을 어느정도 낮출 수 있고 좀더 수월하게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턱성장에 있어서 골격적인 성장이 끝나는 시기에는 턱뼈의 형태를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2차교정만 하게 되는 경우에는 이를 뽑고 제한적인 절충치료를 하거나 심한 골격적인 부조화가 심화되는 경우 양악수술과 같은 악교정 수술과 함께 교정치료가 동반되어야 하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제가 대학병원 교정과에서 일하고 있었을 때 겪은 일화 한토막을 소개하고 마무리를 할까 합니다.

주걱턱이 아주 심한 여대생이 내원했는데 그 학생은 수술 없이 주걱턱을 바로잡기 위해 유치원 때부터 10년 넘게 주걱턱 성장치료를 받다가 결국에는 치료가 잘 안되어 대학병원을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너무 심한 주걱턱의 경우 수술이 필요한데도 수술이 두려워 다른 치료법에 매달리다가 뒤늦게 대학생이 되어 악교정 수술을 해야만 하는 경우였습니다.

그 친구는 결국 수술을 해야만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눈물을 왈칵 쏟고야 말았습니다. 물론 치과의사가 개인의 성장패턴을 완벽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때 제가 얻은 배움은 성장기 어린이의 치아교정은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 후로 저는 교정치료를 할 때마다 그 때의 일을 떠올리며 정확한 진단에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합니다.